침실은 단순히 잠을 자는 공간으로 인식되기 쉽지만, 실제로는 하루 동안 소모된 신체와 정신 에너지를 회복시키는 마지막 구간이다. 이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가구의 크기나 인테리어 스타일이 아니라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있다. 침실 안에서의 동선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반복될수록 몸과 뇌에 습관처럼 각인된다. 특히 잠자리에 들기 전과 아침에 눈을 뜬 직후의 이동 경로는 회복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다. 조용한 동선 디자인의 출발점은 불필요한 움직임을 줄이는 것이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이나 옷장으로 이동할 때, 물건을 피하거나 방향을 바꾸는 순간이 많을수록 뇌는 각성 상태로 전환된다. 이런 미세한 각성은 수면 후반부의 회복 효과를 떨어뜨린다. 반대로 동선이 단순하고 예측 가능하면, 몸은 자동..